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법
작은 브랜드의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할 때마다, 필자는 경쟁해야할 제품과 서비스의 범위를 최대한 좁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쓸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이 100임을 알지만 더 큰 것을 만들 수 있다 착각합니다. 넓이를 줄이고 깊이를 늘리면 더 큰 브랜드와도 경쟁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집중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큰 브랜드보다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죠.
장사가 잘되지 않는 식당에 가보면 대부분 메뉴판이 복잡합니다. 처음에는 삼겹살 전문점으로 시작했다가 장사가 신통치 않으면 설렁탕과 삼계탕을 메뉴로 추가하고 여름이면 냉면과 콩국수를 합니다. 인력과 주방 크기는 한정되어 있는데 메뉴만 늘어갑니다. 골목식당의 백종원 대표도 이럴땐 이렇게 조언합니다. 잘할 수 있는 것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삼겹살이 잘 팔리지 않을 때는 다른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삼겹살구이를 팔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옆 식당의 부대찌개가 잘 팔린다고 부대찌개를 추가하면 문제가 악화됩니다.
이런 상식적인 이야기는 대부분 동의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브랜드에 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브랜드의 본질에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하지만 그러기 보단 경쟁 브랜드가 왜 잘되고 있는지만 봅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려고 합니다. 몇 년 전 필자는 파파이스라는 브랜드와 일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비즈니스 활로를 못 찾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메뉴 개선을 위해 미국 본사에서 온 경영진에게 파파이스만의 강점을 살려 치킨과 특유의 소스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경쟁 브랜드에서 잘 팔리고 있는 불고기버거 등 다양한 버거 메뉴와 새롭게 개발한 음료를 추가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2020년 말 파파이스는 한국 내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잘할 수 있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은 왜 어려운 것일까요?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깊이가 깊어지는 것을 누군가는 깊어진다고 보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얇아진다라고 보기도 합니다. 얇아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입니다. 얇아진다는 것은 쉽게 끊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하지만 넓어지면 안전 해질까요?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두터워 진다고 하겠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펑퍼짐해지는 것 입니다. 비즈니스에서 확률 100%의 길이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길은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깊어지면 얇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술과 노하우가 쌓이고 발전되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강화된 전문성으로 얇아진 이음새를 견고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카이카도는 일본 교토에서 6대째 차통(차를 담아 보관하는 금속통)을 만들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차통 하나만 만든다는 건 정말 불안한 일입니다. 차를 보관하는 더 나은 대안이 나오면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메이지 시대부터 150년 가까이 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이카도의 차통을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단순하지만 정교합니다. 130단계의 공정을 일일이 손으로 작업합니다. 20여 명의 직원이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차통의 개수는 많아야 40개 정도입니다. 특히 뚜껑 부분을 정교하게 다듬어 차통을열고 닫을 때마다 사용자가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합니다.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작업이어서 아무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 차 애호가들로부터 주문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요즘의 트랜드에 맞춰 제품 라인을 다양화하기도 했습니다.커피 캔과 파스타 용기 그리고 파나소닉과 협업으로 스피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젊은 세대와의 교감을 위해 교토역과 가까운 중심가에 가이카도카페도 만들어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분야의 깊이는 그대로 유지한 채 조심스럽게 확장을 하고 있는 케이스 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탄생합니다.한 브랜드가 차지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가로 영역은 줄이고 세로 길이는 늘려야 합니다. 넓히는 것은 비교적 쉽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깊게 만드는 것은 시간과 노하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경쟁의 영역을 최대한 좁히면 자신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이근상> –
항상 고민하는 브랜드의 문제
이번 화는 진짜 진짜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골목식당에서 백종원 대표님의 이야기도 듣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이근상 대표님의 글을 보면서 머리로는 납득을 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을 운영하다보면 이렇게 좁고 깊게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를 꼽으라면 고객들이 원하는 바가 많습니다. 원 스탑 서비스를 원하는 것이죠. 원 스탑 서비스를 위해서는 전체적인 공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해하는 것에 그칠 수 없습니다. 전체적인 공정의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작은 브랜드 입장에서는 혼자서 이 모든 것을 다 할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웃소싱을 통해서 전체 공정을 맞춥니다. 그런데 이 아웃소싱 업체를 고르는 것 자체가 또 일입니다. 합을 잘 맞출 수 있는 업체가 드뭅니다. 예를 들어 공정에서 A-B-C가 필요한데 그중에서 제가 B를 할 수 있고 A와 C를 아웃소싱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아웃소싱의 퀄리티가 떨어지면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B는 괜찮은데 C공정이 떨어져서 전체 결과물이 떨어지네. 이렇게 되면 B 역시도 찾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A와 C까지 내부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작은 브랜드로서는 여러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이 부분은 실제로 겪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답글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