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행동경제학인가?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어떤 이유로 판단을 하는지,또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행동경제학은 심리학과 방향성을 같이 합니다. 다만 경제활동과 연계되어 있다보니 행동경제학이라는 단어로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선택은 매우 짧은 시간내에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심리적, 감정적 요인과 상황에 지배를 받습니다. 그래서 행동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선택과정과 원리를 이해한다면 자신의 선택에 속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서비스나 상품을 판매하는 이들에게는 어떻게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하는지를 기획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이성적일까? 감성적일까?
인간은 이성적일까요 아니면 감성적일까요? 행동경제학은 기존 경제학과 다른 시선으로 사람을 봅니다. 기존 경제학에서는 사람을 합리적인 인간이라 봅니다. 하지만 행동경제학에서는 때에 따라서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때에 따라서는 감정적이죠. 또한 기존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이 어떠한 방향성에 대해 일관적인 선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행동경제학에서는 상황에 따라 선호가 바뀐다고 이야기 합니다. 또한 효용을 극대화 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수준을 만족시키는 대안을 선택하기 때문에 행동을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기존의 경제학에서 사람은 예측 가능한 존재 였다면, 행동 경제학에서는 사람은 예측 불가능한 존재라는 전제하에서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아직 인간의 두뇌는 원시적이기 때문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 왜 사람의 행동은 감정적일까?
그렇다면 기존 경제학의 가정은 왜 잘못된 것 일까요? 인간은 항상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기존 경제학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인간의 감정과 본능을 행동 경제학에서 이해의 폭을 넓혔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행동경제학 초기의 연구 결과들은 ‘인간의 이상행동’ 이라고 규정한 것만 보더라도 당시의 경제학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얼마나 편향 되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이중정보처리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시스템1과 시스템2의 두가지 시스템을 가지고 정보를 처리한다고 합니다. 시스템 1은 직관적인 시스템을 의미하고 시스템2는 논리적인 시스템을 말합니다. 시스템 1은 특별한 인지적 노력없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시스템으로 매우 빠르고 동시다발적으로 작용이 되며 감성적인 층면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시스템2는 인지적 노력을 바탕으로 한 추론 시스템으로 느리지만 이성적이고, 중립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스템 1과 시스템2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시스템 1에 의해서 정보 처리가 일어나면 시스템 2에서 시스템1에 의해 처리된 정보를 감시 및 수정 합니다. 시스템1에 의한 정보처리는 직관에 의존해서 자동으로 이뤄지므로 많은 오류를 가지게 됩니다. 이 오류를 시스템 2가 정확하게 모니터링 하지 않으면 판단오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이 문제를 풀어보면!
샤프와 샤프심의 가격은 모두 합해 1,100원이다
샤프의 가격은 샤프심의 가격보다 1,000원 비싸다
샤프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이 문제를 보면 순간적으로 샤프의 가격을 1,000원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을것입니다. 그건 시스템1에 의한 판단이죠. 여기서 생각을 멈추면 판단 오류가 발생하고 말죠. 하지만 실제 샤프의 가격은 1050원이고 샤프심의 가격은 50원이 될 겁니다. 시스템 2에 의해 모니터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정답을 이야기 할 수 있을겁니다. 또 하나의 문제를 내볼까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시험관에 박테리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초 박테리아는 두배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박테리아가 시험관을 가득 채우는데에는 60초가 필요합니다
박테리아가 시험관의 반을 채우는데에는 몇초가 필요할까요?
이 문제 역시도 순간적으로 생각하면 30초라고 생각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이문제도 잘 생각해보면 시험관의 반을채우는데엔 59초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행동경제학은 불확실성하의 ‘판단’과 ‘선택’을 다루고 있습니다. 즉 인간이 어떤 이유로 판단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행동경제학은 심리학에 더 가까운 학문입니다. 단지 인간의 경제 행동을 다루다보니 행동경제학이라는 용어로 사용되었을 뿐입니다.
그럼 이러한 행동경제학은 사회 일반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요?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구글과 애플의 성공요인
구글과 애플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아닌 기존의 불편함과 오류를 개선한 제품을 개발한 후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구글은 검색엔진 전쟁이 한창이던 1988년 래리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두명의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생이 만든 작은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한해 100만개의 입사지원서를 받아 매주 150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구글 역시 미국 인구의 80%, 전 세계 인구의 63%가 사용하며 미국 5개 방송사의 광고수입보다 더 많은 광고수입을 창출하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구글과 애플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요?
성공요인은 먼저 ‘이용가능성 휴리스틱’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의 창업자는 인터넷의 모든 뜻을 담겠다는 의미의 구골 Googol이었다고 합니다. 구골은 수학자 에드워드 캐스너가 만들어낸 말로 10의 100제곱이 되는 수를 뜻합니다. 이러한 의미를 가진 이름은 이제 누구나 회상할 수 있는 이용 가능성이 높은 독특한 브랜드 네임이 되었습니다. 애플은 I를 활용한 쉽고 단순하고 기억하기 좋은 브랜드 네이밍을 통해 이용 가능성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 등의 제품명을 지닌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대표성 휴리스틱.
검색=구글이라는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당시 야후등의 대표적인 검색 기업들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뛰어난 페이지 랭크과 아이퍼 텍스트 매칭 기술로 ‘정확하고 빠른 검색 결과 제공’ 이라는 핵심 역량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렇게 구글은 검색이라는 핵심 역량에 집중했고 검색에서는 최강자가 되었습니다.
애플 역시 혁신+사용편의성+디자인 이라는 대표성을 확보했습니다. 애플의 기업정신인 혁신과 사용편의성의 정신이 디자인으로 구현되었습니다. 디자인은 심플하고 세련되어있습니다.
세번째 평가모드
대체로 후발주자들은 끊임없이 시장의 리더와 자신을 비교하려 합니다. 이 때문에 리더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가려 합니다. 실제로 구글은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가 창의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근무시간의 20%를 자기가 원하는 프로젝트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애플 역시 타임 페이싱 전략을 통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타임 페이징 전략은 기업이 시장에서의 새로운 변화를 예측하고 기다리는 대신 언제쯤 변화를 발생시킬 것인가를 계획하여 시장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전략을 말합니다. 이런 전략을 통해 비즈니스 워크가 매년 선정하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애플과 구글의 성공요인을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분석해보았습니다. 이렇게 행동경제학은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데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참고: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 곽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