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업적인 것의 위력
비상업적인 것들이 브랜드를 살린다
상업적이라는 말은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상업적이 되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하지만 경험과 학습을 통해 소비자들의 지능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의 상업적 전략과 전술은 차츰 효력을 잃어가고있습니다. 이런 명백한 현상을 브랜드의 마케팅 담당자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PPL은 과하다 시피 합니다. 시청자들은 이것이 광고라는 사실을 잘 압니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광고뿐 아니라 각종 온라인 채널의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형태의 모든 컨텐츠가 그러합니다. 예전에는 광고가 새로운 생각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볼보가 가장 안전한 자동차라고 주장하면 그것이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컨텐츠를 평가하고 결정하는 주도권이 소비자에게 넘어갔습니다. 그러다보니 브랜드들은 여러 방법을 써가며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차피 브랜드는 성장하고 생존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입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이 어떻게를 상업적인 관점, 즉 광고비 투입 대비 매출 상승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다보니띠지털 광고에 예산을 쓴 만큼 조회수가 나와야 하고 새로운 광고 캠페인 이후 매출이 오르지않으면 새로운 광고 회사를 찾습니다. 근본적으로 정말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이나 광고가 눈길을 끈다고 그 브랜드를 좋아할까요? 그리고 그 브랜드를 구매할까요? 그럴수도 있지만 아닐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비상업적인 행위의 힘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면서 비상업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오래전 노트북을 사기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방문했습니다. 수많은 매장 점원들이 고객을 불러 세웠습니다. 노트북을 둘러보다가 호객 행위 없이 조용한 매장이 있어 들어갔습니다. 필요한 사양이 무언지 묻더니 다른 곳을 다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것이 없으면 다시 오라 말했습니다. 비싼 물건을 덜컥 사면 안된다는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다른 곳을 둘러본 후 결국 그 매장에서 노트북을 샀습니다. 그 이후 다른 제품을 사기 위해 그 매장을 몇번 더 방문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태도를 상업적인 것의 비상업적 행위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당장 눈앞의 매출이나 이익을 위해 덤벼들지 않는 태도 말입니다. 내가 좋은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면 결국 소비자는 나를 찾을 것이라는 자신감 같은 것입니다.
Hair love 라는 제목의 6분짜리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2019년 유튜브에서 7천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그 다음 해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단편 애니메이션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암 치료를 위해 입원해 있는 엄마를 문병하기 위해 준비하는 딸과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아빠는 병원을 가기 위해 일곱살 딸의 곱슬머리를 손질합니다. 하지만 잘할수 없었죠. 그래서 예전에 엄마와 딸이 만들어 놓은 머리 손질 영상을 보고 겨우 머리 손질을 마칩니다. 그리고 병원을 찾아 엄마를 만난다는 내용입니다. 엄청난 감동은 아니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스토리입니다. 이 영상의 끝에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지 않으면 누가 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엔딩 크레딧 마지막에 special thanks to Dove Hair 라고 나오는 것이 전부입니다. 도브의 헤어 관련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필름입니다. 상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일지도모릅니다. 애니메이션 안에서는 어떤 형태든 도브의 헤어 제품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필름의 주체가 도브 라는 것을 알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도브의 헤어 제품에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물론 어려운 부분입니다. 결과를 수치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에 무턱대고 큰 돈을 투자하는 것이 기업의 입장에서는 쉬운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비상업적 행위는 효력을 발생활 확률이 높습니다.
본질이라는 씨앗이 훌륭하다면 조급해 하지 말고 기다려라
꽃이 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브랜드는 매출의 크기보다는 존재감의 크기
실리콘 밸리의 유니폼이라 불리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를 비롯한 실리콘 밸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운동화,올버즈 이야기입니다. 2014년 창업해서 2016년 첫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년 만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뉴질랜드산 초극세 메리노울이나 유칼립투스 나무 등의 친환경 재료로 만든 운동화입니다. 최초의 제품이었던 울 러너를 포함해 10개 남짓한 모델로 출시 후 2년만에 100만켤레를 팔았습니다. 규모 면에서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브랜드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큰 관심을 받으며 성장하고있습니다. 창립자와 아무 관계없는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했고, 많은 연예인들이 올버즈의 애호가라고 합니다. 현재는 기업 가치 14억 달러의 유니콘 기업입니다. 단기간에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다고할 수있습니다.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면 이 생소한 브랜드의 성공요인을 여러 가지로 들고 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 출처: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이근상> –
사람들은 어떤 것들에 움직이는가
결국 브랜드가 지향해야 하는 바는 사람들이 어떤 것에 움직이느냐에 따라 전략적 방향을 달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과거처럼 메가 브랜드의 형태로 규모 만을 키우는 것은 이제 한계점에 도달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똑똑해졌고, 더 많은 갈래의 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일률적인 방식으로는 작은 브랜드를 운영해 나가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기업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찾아야 한다는 말인듯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덴티티 중에서 비상업적인 파트를 가져간다면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이익을 가져가겠다고 하면 경계를 하지만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한다면 그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