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보다 중요한 브랜드의 크기
1 작아도 강한 브랜드를 만드는 법
(1) 로라스타라는 브랜드
로라스타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로라스타는 40년 전 스위스에서 탄생한 다리미로, 스위스와 유럽 국가에서 알려진 브랜드입니다. 필립스나 테팔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와 비교해볼때 매출 측면에서는 비교도 안되는 브랜드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싼 다리미입니다. 로라스타 중 가장 비싼 모델은 30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가장 싼 모델도 36만원 정도 합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비싼 다리미를 살까요? 명품 백처럼 들고 다니며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인데 말이죠. 디자인이 훌륭하긴 하지만 과연 어떤 포인트에서 사람들은 구매를 할까요? 국내외 사용자들의 후기를 보면 결론은 간단합니다. 다림질의 결과가 매우 훌륭하다. 많은 후기들이 동영상을 첨부하고 있습니다. 다림질을 즐겨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다림질의 과정이나 결과가 오디오 음색이나 카메라 색감과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다리미 하나만 잘 만들어도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나만 만드는 일과 그것을 잘 만드는 일에 잘 집중하지 못합니다. 하나가 잘 팔리기 시작하면 빨리, 많이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다른 종류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확장하려 합니다. 지는 50년간 우리 경제가 성장한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만에 집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공에 대한 획일적인 인식 때문일 것입니다. 빠르게 매출 규모를 성장시키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출만 보고 계속 확장을 합니다. 브랜드의 출발점에서 깊게 파고 들어가는 대신 출발점을 중심으로 문어발식으로 원의 크기를 넓혀갑니다. 그러다 보니 깊이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2) 작은 브랜드에 필요한 2가지
잘 만드는 일을 위해서는 두가지가 필요합니다. 바로 기술력과 진정성입니다. 빠른 성장에 집중하면 기술력은 발전할 수 있지만 진정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방송에 나온 맛집이 TV에 나오면 손님이 너무 많아져 ‘맛’ 이 무너집니다. 기술만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철학이 없는 부자와 같습니다. 브랜드를 잘 만드는 일은 기술과 생각이 함께 해야 합니다.
이런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크기의 개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브랜드의 크기는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결정 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아무리 크기를 키워도 소비자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크기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규모가 작아도 소비자 마음속에 그 의미와 존재감이 크다면 그 브랜드는 큰 브랜드가 됩니다. 기업의 크기가 브랜드의 위상을 보증해주는 시간은 갔습니다. 소비자의 생각이 브랜드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작은 브랜드는 많이 얻는 것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대신 신념이있죠. 큰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넓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깊이가 얕아 확신이 적습니다. 반대로 작은 브랜드로 성공한다는 것은 그 얻음이 적어 보이나 결국에는 큰 것을 얻게 되는 것이죠.
2 성공의 개념을 바꾸는 법
(1) 타라북스의 이야기
책을 주문하고 받아보는 데 평균 9개월 걸리는 출판사가 있습니다. 폐직물이나 헌 옷을 가공해 종이를 만들고 그 위에 실크스크린으로 인쇄 후 손으로 꿰매 책을 만듭니다. 세상에서 아름다운 책을 만드는 타라북스의 이야기입니다.
타라북스는 남인도의 첸나이에서 20년 전 어린이 도서 전문 독립 출판사로 시작한 작은 출판사입니다. 느리게 만드는 작은 브랜드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우리는 작게 존재한다’ 라는 철학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많이 팔리는 책을 기획,출판해서 돈을 많이 벌자는게 아닙니다. 좋은 내용의 아름다운 책을 만들고, 그 책을 만드는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유지하기 위해 브랜드를 작게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굉장히 인상 깊은 코멘트입니다. 매출이나 브랜드의 크기보다 관계와 의미를 중요시 하는 회사의 지향성 떄문입니다.
성공의 크기와 속도의 측면에서 정의하는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을 이야기일 것입니다. 하지만 남보다 빠르고, 크게 만드는 것이 지금까지의 성공이었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도 나무도 일정한 높이까지는 위로 성장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높이는 더 이상 성장의 척도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높이의 성장이 어느 정도 완성되기 시작하면 이후의 키워드는 속도와 크기가 아니라 질과 깊이가 되어야 한다
(2)다양해진 취향과 사회
필자는 지금이 그러한 시점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두가지 측면에서 그러합니다. 첫번째는 브랜드의 구매 주체인 소비자가 변하고 있고, 두번째는 소비 경제라는 숲의 지속 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측면에서의 변화는 ‘원하는 것’의 다양화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업그레이드 되고 이는 다양화 라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세대 구분이 기준이 되는 30년 전과 지금의 마트 풍경을 비교해보면 그 변화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두 종류에 불과하던 맥주는 수십가지로 늘어났습니다. 무 알콜 맥주도 생기고, 수제 맥주도 생겨났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몇 가지의 기준으로만 나눌 수는 없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려면 속도와 크기의 기준으로 성공을 정의하는데에는 분명 한계가있습니다. 타라북스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천천히 아름다운 것을 만들며, 일부러 몸집을 작게 유지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을 하기에는 큰 브랜드는 여러 이유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큰 브랜드는 크기와 성장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은 시장에서는 머물기가 힘듭니다. 수익이 예상되는 소비자 계층을 겨냥하고 대량으로 서비스를 만드는 일에 익숙한 큰 브랜드가 다양하고 세분화 되어있는 원하는 것에 부합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한 단계 수준 높은 소비 경제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성공의 개념부터 바꿔야 합니다. 각자가 바라보는 방향을 향해 걸어가면 속도에 상관없이 그 길에서 모두 일등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브랜드의 성공을 정의하는 표현은 ‘점유율 1위의’ ‘시장을 주도하는’ 등의 순위를 나타내는 것 이외에도 ‘착한 소비를 위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등의 수식어가 적지않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성공을 추구할것인지는 본인이 선택할 몫입니다.하지만 작은 브랜드가 성공의 영역으로삼을 수 있는 형용사는 무궁무진 합니다. 자신게에 어울리는 성공의 새로운 잣대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이근상> 중-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브랜드를 만들때 중요한 점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점을 잘 알려주는 책입니다. 과거에는 성장을 기준으로 모든 브랜드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정말 많은 방향이 있죠. 고객층이 매니아층이지만 충분히 이러한 고객층을 활용해서도 의미있고 유명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필자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결국 사업을 할때 보는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다양하고 러프하게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